사랑의 생애 - 이승우 지음
사랑의 생애
- 이숭우 지음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숙주이다.'
책의 첫 시작문구가 굉장히 은유적이면서도 와닿는 말이다.
사랑을 하는 사람은 이성에 마비된다.
이성이 마비된 사람은 인간의 뇌가 아니라 포유류의 뇌로 행동하기 시작한다.
책에서 선희는 형배에게 먼저 고백을 했지만 형배는 거절을 했다.
그리고 일년만에 다시만난 선희에게 형배가 사랑을 느끼는 장면은 어느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타인을 사랑하는 것이 두려울 때가 있다.
책임감, 나에 대한 과도한 겸손 혹은 과소평가 등으로 무형의 변명거리를 만들며 사랑을 애써 외면한다.
형배는 아직 사랑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책에는 넝쿨식물이 우뚝 속은 고목을 휘감으며 살려고 버둥거리는 표현이 있다.
어떤 사람은 내 사람이 떠나갈까 두려워서 혹은 나의 결핍에 대한 보상심리로 이성에게 넝쿨식물처럼 기대어 살아가기도 한다.
표면적으로는 안좋아 보이고 대범해보이지 않는 이런 연애가 막상 서로의 퍼즐을 맞춰주면서 맞아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아니. 어쩌면 모든 사랑은 맞아 떨어지는 것이겠다.
형배의 경우는 이제서야 사랑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형배는 조금 더 강한 사람이 되었다.
반면에 선희는 영석의 '약함'에 이끌리게 되었고 그로인해 둘 사이에 이벤트가 생겼다.
일상적이지 않은 이벤트에 영석의 약함이 더해져 서로가 사랑을 하게 되는 시점이 된것이다.
자연계에서도 약함이 되려 무기가 되어 생존하는 개체들이 있다.
물리적이고 생물적인것이 아닌 정신적이고 감정적인 영역에도 약함의 생존은 통하는 것이다.
그리고 형배는 이제 준비된 사람이 되어 책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곧이어 다른 사랑이 찾아올 것이라 의심치않는다.
책을 읽으며 내내 형배에게 공감이 많이 간 측면이 있다.
나도 이제서야 준비가 된 것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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